육지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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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스님

작성일 2017-12-19 오후 7:09:43 | 작성자 | 조회수 980

지원스님의 ‘포교이력’은 이제 30여 년이 다 돼간다. 1980년대 초 열다섯평 ‘임대법당’서 ‘전세법당’을 거쳐 오늘날 서울 북서부의 대표사찰로 자리매김한 삼보사 뒤에는 피땀어린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지원스님이 존재한다. 30년 세월이면 강산이 세 번 변한다. 그동안 포교현장을 누벼온 스님은 포교패턴도 그만큼 변했다고 말했다. 1980년대는 빌딩포교, 이른바 건물불사 중심의 포교. 1990년대는 주5일 근무제에 따른 문화포교. 그리고 2000년대 막바지를 달리고 있는 현재는 불교문화콘텐츠를 활용한 복지포교, 즉 실용포교의 시대로 옮아가고 있다는게 스님의 설명이다. 세상이 변하면 사람들의 삶의 유형도 달라지는 것처럼, 포교방식도 그에 걸맞게 맞춰져야 한다고 스님은 강조했다.


“문화-복지 아우르는 시대 왔다”


불교문화콘텐츠 활용한 실용포교 강조

‘골프와 선’같은 이색 프로그램도 필요



지원스님의 ‘맞춤포교’는 삼보사의 초창기 신도들이 2세 3세까지 대를 잇는 결과로 나타난다. 30여 년 전 삼보사의 사격(寺格)을 함께 갖춰왔던 ‘원조 신도’들은 지금까지 삼보사 신도회의 터줏대감이나 마찬가지다. 지원스님에 따르면 초창기 신도 임원의 99%에 달하는 이들이 여전히 삼보사에 적을 두고 있다.

신도회 임원진이면 사찰 살림살이를 다 꿰차고 있을 뿐만아니라 신심과 원력이 만만치 않은 그룹이다. 그들이 조직의 상층부를 든든하게 잡아주고 있기에, 지금도 ‘20년차’가 넘는 삼보사 신도가 120세대나 구축돼 있다. 그 외에도 15년차 이상 20년차 미만이 250세대에 달한다. 지원스님은 “이들이 바로 삼보사의 근본바탕”이라고 말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신도들을 끄는 포교도 중요하다. 하지만 오랜 세월동안 신도들과 변함없는 마음을 나누며 신도조직을 탄탄하게 구축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철저한 신도관리가 관건입니다. 어느 사찰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신도카드가 있습니다. 그 카드는 신도만큼이나 소중한 것이지요. 신도카드에 신도의 생일과 가정환경, 잘하는 장기나 전공 등 신도의 다양한 정보를 수록합니다. 카드에 수록된 생일을 뽑아 사찰에서 생일불공을 올려드립니다. 또 수시로 신도들과 대화를 하면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찾습니다. 특히 관혼상제를 철저하게 챙겨드리면서 사찰과 스님이 신도들의 삶과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25년 전 만들어져서 이제는 누렇게 찌들어 빛바랜 신도카드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님은 “수행과 신행에도 권태기가 오기 마련”이라며 “그런 시기에 마음을 움직여주는 다채로운 포교프로그램을 꺼내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젊은 신도들에겐 인터넷 이메일로 경전구절이나 마음공부하기 좋은 이야기를 전송하기도 하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갓난아기에겐 마정수기를 하고 은수저 한 벌을 선물로 건넨다. 어린이 화술수련회를 개최, 관찰에 길들여진 영상세대들에게 제대로 말하는 법을 깨우치도록 돕는가하면, 사찰에서 성대한 성년식을 열어서 성인을 앞둔 청소년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사진설명> 경기도 양주에 있는 도리산 육지장사. 10여 년 전, 주5일근무제를 맞아 도심에서 벗어나 템플스테이와 다양한 수련회를 통해 문화적 수행과 포교를 실천하기 위해 창건된 도량이다.

스님의 철저한 신도관리와 맞춤포교는 ‘불자 인재’의 양성으로 귀결된다. 어린이.청소년법회를 뿌리로 다재다능한 젊은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면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과 능력이 드러나기 마련이며, 그 실력은 사찰을 시범무대로 해서 빛을 발한다.

요즘처럼 사찰에서 각종 문화행사가 성황을 이룰 때, 공연기획을 공부하는 신도가 있으면 그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 ‘아마추어에게 어떻게 맡기나?’라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하다. 더 참신하고 더 훌륭하다는 게 경험해본 스님의 조언이다.

“사찰운영은 시주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지혜가 중요합니다. 얼마의 금전이 아니라 신도의 능력과 기능을 보시받는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보다 중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과거 건물불사를 했을 때도 설계나 건축자재 등에 있어 신도들의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했더니 전체 예산의 3분의 1이나 절감했습니다. 원력과 신심이 있으면 조언자와 동참자가 나타나기 마련이죠. 기술적 시주가 가능한 시대가 온 것입니다.”

스님이 최근 들어 ‘동호회 포교’에 방점을 찍은 이유도 불교가 생활과 문화의 중심축이 되리라는 확신 때문이다. “우리는 왜 수행을 합니까? 우리는 무엇 때문에 포교를 합니까? 많은 사람들이 잘 놀 수 있도록 수행하고 포교하는 것입니다. 복지의 근본사상인 동사섭(同事攝)의 목표와 상통합니다.” 삼보사에는 현재 네다섯개의 동호회가 있다. 언젠가 20여개의 동호회로 확장될 전망이다. 사찰 동호회라고 해서 경전읽고 기도하는 동호회가 아니다. 댄스동호회, 와인동호회, 골프동호회, 뮤지컬동호회, 미디어동호회 등 상상을 초월한다.

<사진설명> 지난해 7월 육지장사에서 열린 ‘영 리더를 위한 매너 스피치 캠프’. 관찰영상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리더십 표현력을 신장시켜주는 이색수련회로 큰 호응을 받았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골프라고 해서 거부감을 갖는 것도 ‘분별’이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유명골퍼들 다수가 불자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는 골프에 마음집중이라는 선(禪)적 요소가 가미되었기 때문입니다.

‘골프와 선’을 주제로 불자인 골프 마니아들을 불러 모아서 이색적인 템플스테이를 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아요.”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비보이댄스나 중년층도 동참할 만한 포크 댄스팀을 만들어 사찰서 조촐한 락패스티벌을 여는 것도 스님은 궁리하고 있다. 뮤지컬팀을 만들어 경전을 테마로 한 뮤지컬도 공연하고, 신도들과 손잡고 뮤지컬을 관람하고 와인에 안성맞춤인 사찰음식도 함께 나눠먹고…. 스님은 ‘동호회 포교’에 활기를 불어넣어서 문화와 복지를 아우르는 ‘미래포교’의 새로운 전력을 짜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문적인 가족상담을 통해 심층적인 복지.심리포교를 구축해 나갈 계획도 세우고 있다. “가족은 바른 사회의 주춧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함께 베풀면서 웃음과 행복을 나누면 부처님의 자비를 통해 가정이 달라지고 마침내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는 힘이 나옵니다.”

“수행력을 토대로 한 신뢰구축이 포교의 필수요건”이라는 스님은 “나와 인연을 맺은 단 한명의 사람은 훗날 100명의 미래불자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하정은 기자

[출처] 지원스님|작성자 양벌리독서실